본질에 집중하다, 에어로케이의 마케팅 프로모션

November 07, 2021 · 6 mins read

본질에 집중하다,

에어로케이의 마케팅 프로모션

마케팅 트렌드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실무를 하면서 자주 ‘어떻게 더 트렌디하게 할 것인가’ ‘어떻게 좀더 후킹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고객에게 상품을 좀더 화려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해 집중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이럴 때 자주 상품의 본질에 대해서 잊거나 지나치게 되는데, 포장을 예쁘게 하는 것이 아닌 상품의 본질에 집중해서 우리가 잊었던 것을 상기시켜주는 마케팅 사례가 있어 기록하고자 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스튜어디스의 첫 이미지는 무엇입니까?

친구 중에 스튜어디스가 있다. 그 친구는 비행하기 전에는 늘 포멀하고 각잡힌 승무원 유니폼을 입고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는 웃음을 짓은 채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한다. 아마 나 말고도 이런 승무원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이렇게 스튜어디스에 대해 친절하고 아름다운 모습만 떠올렸다면 이번 캠페인을 보고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팀 에어로케이의 채용 콘텐츠다. 청주에 새로 생긴 저비용 항공사 에어로케이의 첫 번째 승무원를 채용하고자 만든 콘텐츠다.

aeroK_career

다른 항공사에서는 아름다운 미소로 친절을 베푸는 승무원의 이미지를 촬영해서 브랜딩 광고를 했다면, 팀 에어로케이는 승무원의 본질에 집중한다. 승무원은 본래 비행기라는 상공에 존재한다는 다양한 한계에 도전하며 고객을 안전하게 목적지로 이동하게 하는 본질을 가지고 있다. 그 비행기 안에서는 강도도, 테러도, 고객의 블랙아웃도, 상해 사고처럼 큰 사건들은 물론 고객의 작은 불편도 제 때 안전하게 해결해야 하는 사명을 갖는다. 물론 고객을 편안하게 케어하기 위한 온화함도 필요하겠지만 비상 시에 제대로 대처할 줄 아는 강인함을 가져야 한다. 이 부분에 집중한 에어로케이는 몇 가지 신선한 포인트로 화보를 촬영한다.

aeroK_career

유사 시에 사용하는 테이저 건을 들고 단호하게 앞을 주시하는 여성 승무원의 모습,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제대로 모르는 비상 튜브를 입고 랜턴으로 어딘가를 비추는 남성 승무원의 모습, 좁은 비행기 비상 통로에서 고등학교 체육복 같은 유니폼을 입고 땀을 흘리며 심각한 표정으로 고객에게 CPR을 실행하는 여성 승무원의 모습을 담은 화보를 보고 나도 모르게 ‘우와’했다. 이외에도 그간 많은 논란을 낳았던 젠더리스 유니폼은 물론 운동화 착용, 안경 허용, 남성의 영역으로 인식돼왔던 정비복을 입고 활짝 웃는 여성의 모습까지! 완벽하다.

에어로케이의 신선함은

상품과 서비스에서도 나타난다.

aeroK_web

화보가 매우 매력적이어서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가봤다. 홈페이지는 항공사의 홈페이지답게 첫 페이지에 편리한 이용을 위한 항공편 조회 페이지가 나온다. 아직 청주 ㅡ 제주 라인밖에 제공하고 있지 않다. 프로모션 코드에 가이드로 적혀있는 WINTER21을 기록하기 더 저렴한 가격을 제공한다. 비용도 5천원에서 6만원으로 매우 합리적이다. 별도 공지 시까지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하물 15KG 무료 이벤트를 제공한다고 하니, 서울에 있는 나도 청주로 가서 에어로케이를 이용하고 싶을 정도다.

상품은 이만하면 적자를 불사하고서라도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해서 서비스를 경험한 사람들의 풀을 넓히고자 하는 전략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적당히 프로모션해서 오래 서비스했으면 좋겠는데, 일단은 이렇게 해서라도 서비스를 만족스럽게 경험한 사람들을 늘리는 것은 투자의 일환으로 볼 수 있겠다.

돈보다 고객 지향 마케팅 사례를 찾는다면

아에로케이를 검색해보자

내가 주목하는 이벤트는 기내 콘텐츠다. 본격적인 정기편 운항에 앞서 선우정아를 기내로 초대해 ‘아티스트 온 보드’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녀가 직접 큐레이션 한 플레이리스트와 출도착을 알리는 기내방송을 사전 녹음해 색다른 경험을 제공했다.

aeroK_event

이 이벤트가 주목할만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모객을 위한 콘텐츠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잘 생각해보면, 초기 마케팅으로 모객하기 위해서 항공사가 가장 잘 하는 마케팅은 할인 프로모션이다. 짧은 거리이기 때문에 항공편을 선택하는 요소에 이써 편한 것이나 안전에 대한 우려는 사실 거의 없다고 보면 되고, 비용 측면에서 고객을 유인하기 가장 쉬울 텐데, 에어로케이는 이미 잡은 물고기에 집중했다.

aeroK_event

사실 비행기를 탄 고객은 이미 지불을 완료했기 때문에 챙기기 쉽지 않다. 어느 정도 서비스 경험 고객이 많아져서 서비스가 고도화되기 전까지는 모객하는 데 집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어로케이는 이부분에 집중, 이미 잡은 물고기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이벤트를 진행한 것이다. 사실상 돈 안되는 브랜딩 이벤트에 가깝다. 신생 브랜드로서 이러한 결단을 내리기 어려웠을텐데, 고객 지향적인 마케팅이라고 보여질 수 밖에 없는 포인트다.

그래도 이부분은 개선하자.

aeroK_error

그래도 에어로케이의 마케팅 팬으로서 이부분은 개선하고 넘어갔으면 한다. 먼저, 홈페이지 해상도. 아마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분이 윈도우 컴을 쓰고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군데군데 해상도가 떨어지는 포인트가 많다. 아마 원래 모바일이나 패드 환경에서 제공되는 화면을 내가 PC로 보고 있기 때문이겠지만 홈페이지에 접근하는 고객의 상황은 너무나도 천차만별이니까, 그래도 이부분을 감안해서 해상도를 좀 높이는 것을 추천한다.

aeroK_error

특히나 사이트의 가로 사이즈 500px일 때부터 중간 타이틀 섹션의 높이가 잘린다. html을 다룬지 오래돼서 사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미지의 높이는 auto인데 그 이미지를 담는 div의 height는 100px이라 그런 것 같다. 프론트엔드 담당자님 어서 이부분을 개선해주세요. 그리고 왜인지 모르겠지만 홈페이지 코드가 상당히 지저분하다.. . .. 자바스크립트 부분이랑 분리해서 만들어도 될텐데 이렇게 굳이 모든 클래스와 태그를 한데 넣은 이유도 궁금하다. 스타트업이라서 내부에 QA 담당자가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해본다..

aeroK_error

그리고 브랜드 스토리 Color Your Life (도 상당히 식상하고 여기에서 주는 브랜드 이미지나 메시지가 전혀 없다. 그냥 예쁘고 감성적인 메시지만 전달받는다. 다른 캠페인 주제로 했으면 좋겠지만 일단 했으니 개선 사항을 찾아보자면)이미지 롤링 속도가 너무 빠르다. 지금보다 5배정도 느려도 괜찮을 것 같다. 이미지를 빠르게 롤링한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 이미지로 주는 여행의 설렘이나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제공하고 싶어했을 것 같은데, 이미지 롤링이 너무 빨라서 여행에서 주는 여유나 설렘 등은 전혀 느끼지 못하겠고 그저 이쁜 이미지가 빠르게 돈다는 느낌만 남는다.

그래도 에어로케이 널 응원해

aeroK_waytogo

내가 에어로케이의 브랜드 스토리를 찾아보면서 또 한번 감동받았던 포인트는 바로 KOREA를 거꾸로 읽어서 브랜드 네임인 Aero-K를 만들었다는 부분이었다. K-국뽕에 차있는 나로서는 이렇게 의미를 담아 만든 브랜드가 승승장구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또한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두고있는 나는 동물 가족과 여행을 떠나는 탑승객을 배려하는 모습도 좋다. 어차피 함께 여행 떠나지 못하는 고양이 집사지만 이런 문화는 널리 퍼져 많은 사람들에게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을 선사하길 바란다. 다양한 마케팅 포인트와 브랜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에어로케이!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


comments powered by Disqus